동양에 최고의 학자라고하면 만세사표(萬歲師表)로 일컫는 공자(孔子)를 떠올릴 것이다. 공자는 《논어(論語)》에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곧 앎이다.” 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식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진정한 지혜는 그 앎을 실천하는데서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서는 아는 것과 실제로 행하는 것 사이에 커다란 간극(間隙)이 존재한 것 같다. 이것을 ‘지행격차’라고 한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하고 공을 상대에게 씌워주면 인간관계가 원만해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작 실천은 어렵다. 이처럼 지식과 행동사이의 괴리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조직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앎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려운가? 그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들이 있을까? 알아보자. 

우리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가장 큰 것은 습관의 벽이다. 중국의 대학자 왕양명(王陽明)은 “진정한 앎은 반드시 실행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식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관성의 힘에 멈춰버린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 조깅은 쉽지 않다. 이유는 습관과 이미 익숙한 환경이 새로운 습관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편한 것을 선호하며 익숙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쉽다. 따라서 새로운 지식을 행동으로 전환하려면 기존의 습관을 깨고 새로운 행동을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인들은 즉각 보상을 원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우리가 실천해야할 것들은 장기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한 가지 예로 독서는 사고력을 향상시키며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당장 보이는 효과는 미미하다. 반면 이미 나에게 익숙한 스마트폰을 보고 검색을 해보면 즉시 답을 해주고 흥미도 동반한다. 이처럼 행동에는 보상이 필요하지만 지식은 당장 보상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알고 있음’에 안주하며 실천을 미루는 습성이 있다. 

두려움을 합리화시키기 위래 미루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해야지’ ‘다음 주 부터 시작하자’ ‘아직 여건이 맞지 않아’ 등등 수많은 변명을 만들며 실천을 미룬다. 실패가 두려워,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는 핑계가 행동을 가로 막는다. 공자는 ‘행동하지 않는 것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우리는 완벽하게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당장 작은 것부터 실천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행격차를 줄이는 방법을 왕양명은 지와 행은 하나라는 지행합일(知行合一)설을 주장했다. 이는 진정으로 아는 것은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큰 변화를 꿈꾸면서도 작은 행동들을 무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건강에 운동이 좋으니 1시간씩 일찍 일어나 달리기를 계획하면 모두 실패한다. 대신 매일 5분씩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작은 행동이 습관이 될 때 지행격차는 점점 줄어든다. 

즉각적인 보상을 설정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행동의 동기를 강화하려면 보상 시스템이 중요하다. 책을 읽고 난 뒤에 스스로에게 ‘너는 대단해’하며 위로하거나, 운동 후에도 맛있는 건강식을 먹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렇게 자신이 실천한 것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행동이 반복되며 자신감도 생긴다. 

완벽한 준비라는 함정에서 벋어나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며 시작을 미루다가 그만두기 일쑤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 작은 것을 해야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왕양명은 ‘행하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고 했다. 진정한 학문은 실천을 통해 완성 된다는 뜻이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도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지행격차를 줄이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아는 것이 힘’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진정한 힘은 ‘행동하는 지식’에서 나온다고 보인다. 공자의 가르침처럼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분리되지 않을 때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이 기다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지금 내가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 오늘 그 첫걸음을 내딛어 보자. 작을 실천이 쌓이면 결국 변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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