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을 억제하면 그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으로 회피하려는 생각과 억압이 더 많은 집착을 낳는 것을 ‘리바운드 효과’라고 한다. 즉 “흰 곰을 떠올리지 마세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인간은 본능적으로 흰곰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생각을 억지로 누르려고 하면 더 강하게 떠오르는 현상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웨그너(Daniel Wegner)가 실험을 통해 입증한 개념으로 우리가 특정한 생각을 의식적으로 억제하려고 하면 뇌는 오히려 그 생각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만든다. 

리바운드 효과는 심리적 현상이지만 우리 일상생활의 문제와 더불어 성공과 실패에 더 깊은 영향을 미치는 심리 현상이다. 인간의 심리는 왜 특정한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빠져들게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바운드 효과는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연구 대상이다.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어떤 생각을 억누르려 하면 이중(二重)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첫 번째 과정은 의식적으로 그 생각을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두 번째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그 생각이 떠오르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무의식적 감시 과정이 오히려 그 생각을 지속적으로 떠올리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 하는 사람이 “야식을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음식생각이 더 많이 나 끝내 폭식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리바운드 효과는 의식적인 억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현상들은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우리의 삶 영역에서 자주 보인다. 시험을 앞둔 학생이 “긴장하면 안 돼”라고 할수록 오히려 긴장은 더 되고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를 준비하는 사람이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수록 실수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술이나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에게 유혹이 더 강해지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주제일수록 사람들이 관심을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열이 강한 사회에서 금지된 정보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검열이 심해 금서(禁書)들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관심이 높았다는 점은 리바운드 효과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호기심이 자극되는 리바운드 효과를 우리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생각을 억누를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때 억지로 밀어 내려 하지 말고 그냥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야식을 생각하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지금 야식이 먹고 싶구나. 하지만 먹지 않는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접근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뭔가를 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그 생각이 더 강해진다면 그 대신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활동을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하게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라고 결심하는 것보다 운동이나 명상 같은 대체 활동을 통해 흡연 욕구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생각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명상은 떠오르는 생각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마인드폴리스(Mindfulness: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하는 마음 챙김) 명상은 리바운드 효과를 줄이는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인지행동치료(CBT)에서도 특정한 생각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방법을 배운다. 불안이나 강박적인 생각을 줄이는데 있어서도 억제보다는 관찰과 수용이 더 큰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는 점이 밝혀진바 있다. 

리바운드 효과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억압이 아니라 수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억누르려 할수록 오히려 그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해짐을 보았다. 이는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극단적인 금지는 오히려 반작용을 불러온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이 음식을 절대 먹지 말아야 해”라고 다짐하는 것보다 “적당히 먹고 조절하면 괜찮아”라는 유연한 태도가 더 효과적이다. 균형 잡힌 사고방식과 유연한 태도가 길게 보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결국 리바운드 효과는 단순한 심리적 반응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과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무언가를 강제적으로 밀어내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흘려보내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 생각난다.” 그러나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그 생각에서 벋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리바운드 효과를 이해하고 생각을 자연스럽게 다루는 법을 익히는 것이야 말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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