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 등 신군부에 의해 자행되었던 비상계엄 이후 45년 만의 일이다. 어리숙하게 보였던 계엄선포는 그 전모가 드러나면서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준비된 내란 행위였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12월 14일 계엄선포 11만에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의 직무가 일단 정지되었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그 짧은 시간이 우리에게는 국가의 명운을 건 길고도 두려운 시간이었다.

204표, 이것이 암시하는 바는 적지 않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 몇 명의 선택에 의해 우리의 미래가 결정되는 이 순간은 모순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진 대통령 탄핵의 요구가 고작 국회의원 몇 명에 의해 좌우되고 그것을 지켜보며 애간장을 태워야 했던 우리들의 현실! 무장한 군인들을 맨몸으로 막아선 국민들의 뜻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국민의 힘 의원들의 행태는 내란 동조자와 다를 바가 없다.

내란에 동조한 85표의 탄핵 반대표는 앞으로의 길고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다. 때맞추어 윤석열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국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시간을 끌며, 반대표를 던진 국민의 힘 의원들과 극우단체를 모아 장기독재정권을 도모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북한을 붕괴시켜 통일 대통령까지 꿈을 꾸었다 하니 가히 기가 찰 노릇이다. 204표는 탄핵 가결임에도 우리에게 더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위대하고 미래는 밝다.

피 흘리며 이루어 낸 우리 국민들의 높은 민주주의 의식과 신념은 총칼로 짓누를 수 없이 강인하고 고귀했다. 특히, 젊은이들은 전국의 집회 현장에서 이른바 MZ세대만의 독특한 문화로 집회를 축제로 이끌어 냈다.

처음 겪는 비상계엄이라는 험악한 상황에서도 한마음으로 탄핵을 이끌어 낸 젊은이들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미래의 등불이고 희망이었다.

영광에서도 영광군민 비상행동이 결성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당리당략과 개인적 이해관계를 떠나 정당과 종교 단체, 언론을 비롯한 모든 군민들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퇴진이라는 목표로 하나가 되었다.

정치적 갈등과 반목을 넘어 하나로 모인 영광!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내란 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를 하나로 이끌었으니 새옹지마의 교훈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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