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장자의 추수편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경험이 적어서 보고 들은 게 별로 없거나 저만 잘난 줄 알고 주변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자기가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알고 산다. 바깥세상을 모르는 채. 이런 사람을 ‘우물 안 개구리’라고 낮춰 부른다. 매우 듣기 불편한 말이다. 결코 들어서는 안 될 말인 것은 물론이다.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는 우물 안에 사는 개구리가 동해에 사는 자라한테 말한다. “나는 참으로 즐겁다. 우물 시렁 위에 뛰어오르기도 하고, 안에 들어가 부서진 벽돌 가장자리에서 쉬기도 한다. 또 물에 들면 겨드랑이와 턱으로 물에 떠 있기도 하고, 발로 진흙을 차면 발등까지 흙에 묻힌다. 저 장구벌레나 올챙이 따위야 어찌 내 팔자에 견줄 수 있겠는가? 또 난 한 웅덩이의 물을 온통 혼자 차지해 마음대로 노니는 즐거움이 지극한데 동해에 사는 자라 자네는 왜 가끔 내게 와서 보지 않는가”

자신이 사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안다. 자기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며 남의 말은 듣지도 않는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커졌다. 지역 발전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웃 고창군은 영광군에 비해 ‘초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방자치 실시 이후 영광군은 이웃 고창군에 비해 ‘초라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그 이유를 자치단체장, 즉 군수에서 찾는다. 

영광군은 줄곧 지역에서 성공한 분들이 군정을 이끌었다. 반면, 고창군은 밖에서 성공한 ‘인재’들이 군정을 이끌었다. 밖에서 사회적, 경제적 역량을 배양한 군수들이 자신의 성공 ‘노 하우’를 지역 발전에 접목, 고향 발전에 헌신한 결과로 이해한다. 고창으로 목욕하러 갔다 밥까지 먹고 오는 영광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밥 먹으러, 목욕하러 영광에 오는 고창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예부터 영광은 음식 좋기로 소문 난 고장이다. 질 좋고 맛 좋은 농수산 식품은 고창에 비할 바 아니다. 고창에 ‘온천수’가 있다면 영광해 ‘해수탕’이 있다. 구태여 밥 먹으러, 목욕하러 고창까지 가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고창까지 가는 영광 사람들이 적잖다. 속 좁다는 핀잔을 들을지 모르지만 영광군민들이 고창 발전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금치 못한다. 

고창의 발전이 배가 아프다. 이를 치료하려면 영광이 고창보다 더욱 발전해야 한다. 영광 발전을 고민해야 한다. 발전 여건은 고창에 비해 나쁘지 않다. 지역 발전을 견인할 인재가 절실하다. 선거철이면 지역 발전을 이끌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지지를 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당선인 개인은 성공했다지만 지역 발전을 이끄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광군수 보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출마 예상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모두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당선 확률이 높은 민주당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조국신당 공천 경쟁도 만만찮다. 출마 예상자들의 발걸음이 보통 부산하지 않다. 공약은 물론 과거 행적과 자질 등을 꼼꼼히 살펴 선택해야 한다. 공천은 정당이 한다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군민의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군수가 누구인가에 따라 영광의 미래가, 군민의 삶의 질이, 후손들의 장래까지도 달라지는 것이 지방자치다. 후보를 공천하는 정당은 물론, 출마자들 모두가 개인의 영달보다 지역의 발전에 헌신은 물론, 영광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주길 기대한다.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정치 지형은 무늬일 뿐이다. 후보의 자질과 역량을 정확히 알고 선택해야 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도 군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우물 안 개구리를 뽑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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